경기도로 이사하고 20일이 지났다.
아주 잠깐 언니와 함께 파주에서 6개월간(?, 주관적인 기간이다. 그보다 더 짧았는지도 모르겠다) 살아본 적은 있다.
자취생은 경기도에서 굳이 다닐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체력이 약한 나로써 가능한 옵션이 아니었다.
체력이 인생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생각을 해왔지만...
"힘든 싸움을 하고 계시네요.."라는 말을 듣는 순간
이건 아니구나! 하고
있는 돈을 모두 긁어 마이너스 통장의 힘을 조금 빌어 그 길로 집앞의 PT 샵에 등록했다.
그렇게 시작한 운동으로 다져진 체력으로 20일을 버텨냈다.
첫 한주는 '해방일지'를 몸으로 체득하며 왜 주인공들이 그런 대사를 읊었는지 생생하게 경험했다. ㅠ.ㅠ
매일 아침에 출근해서 30분을 몽롱하게 앉아 있다가
30분간 최적의 루트를 찾아 검색하고
그 다음날 시도해보고 평가하고 다시 검색하고를 반복하여
2주가 되는 즈음 절반은 포기(안되는 건 안되는 거다) 절반은 일부 해결책을 찾았다.
그렇게 1시간 30분이라는 출퇴근 시간을 셋팅 값으로 하여
10분 줄인 날은 '운수 좋은 날'이 되고
그렇지 않은 날은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되뇌이며 받아들이기로 했다.
지방 사람이 수도권 생활을 이해하는 데 몇년의 시간이 필요한 걸까.
어느덧 5개월이 되어간다.
적응이 돠었을까?
적응이라기 보다는 수용이라는 단어가 더 적합하다.
그렇다 당장 어떻게 바꿀 수 있는 것도 없고 방법도 없다.
그러니 받아들이는 수 밖에
지도앱에 경로안내를 켜고
뛰어야 할 타이밍과 그냥 천천히 걸어도 넉넉한 타이밍만 구분하게 되었다.
회사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고
(잡담금지. 더 집중)
주말엔 집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일주일 허용 이동 시간이 이미 목요일이면 넘친다.
5개월을 살았는대 한달반 정도 산것 같다.
여전히 낯설고 낯설다.
그리고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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