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래된 것을 좋아한다.
잘 질려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하면 닳지 않았으면 좋겠고,
고장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가구도 튼튼한 원목에 눈이 간다.
짝궁은 튼튼해서 망가지지 않는 가구를 못마땅해 한다.
꼭 '튼튼'함이 문제라기 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데 튼튼해서 망가지지 않으니 바꾸기 애매해져서 못마땅한 거다.
가족들은 집 인테리어와 동떨어진 원목가구가 어색하다 한다.
(그렇다 원목은 좋아하는데 감각은 떨어진다 ㅜ.ㅜ)
부모님을 떠나보내고 남아있는 물건들을 정리했다.
가치는 알 수 없으나 지금껏 몇번의 이사에서 살아남은(?) 물건이니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한번에 정리하지 못하고
가져갈 것. 버릴 것. 보류로 구분해서 정리했다.
덩치가 큰 원목 소파와 침대는 다들 선뜻 결정하기 부담스러워 했다.
함부로 가져가기 망설여지는 크기와
집과 동떨어진 인테리어는 덤이기 때문이다.
마침 큰 집으로 이사를 앞두고 있고
기존 짐이 그리 많지 않아서(?)
내가 덩치 큰 애들은 옮기기로 했다.
거실장은 끝까지 결정을 못하고 남겨두었는데
아무래도 그냥 처분하는게 마음이 쓰여서
검색하던 중
기존의 가구가 나름 문화재로 지정된 분이 만든 것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급 가치 상승?이라 좋아했을까?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자주 거래되는 대상이 아니다 보니 가치 편차가 크고 쉽게 현금화하기는 어려워서
뭔가 와닿는 크기의 것은 되지 못했다.
다만 아이와 함께 나의 생각 가치를
아이가 동의하는 것과는 별개로
많이 나누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의 경험, 지식, 인생의 역사들이
뭔가 전해지지 못하고 문이 닫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다.
그러나
어렸을 때의 추억과
부모님의 과거의 한 때가
오래된 그 가구를 통해
지금의 나와 아이에게 연결되는 것 같은 묘한 느낌..
위로를 주었다.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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